이런 서울 2

2006/06/30 20:49
독일이랑 아르헨티나가 8강전을 한다고 뭐 미리보는 결승이니 뭐니 난리법석... 티비를 틀어놓고 경기를 한참 보다가, 언제 졸았는지 눈떠보니 1:1이다. 골 장면을 둘이나 놓친건가... 암튼, 어느 새 시간은 흘러 승부차기로 경기는 끝이 났다. 독일의 승리.
경기 태반을 감은 눈으로 감상한 주제에 다음경기를 봐 말어 하다가 다음날 해가 중천에 뜨도록 잘 수는 없는 지라 방으로 돌아왔다.

까만 밤.
뭔가 나를 새삼스럽게 하고 나의 옛기억을 끄집어내려 하는 그러한 밤.
그건 장마였다. 바닥을 뚫을 것 같이 떨어지는 빗방울, 그것이 만들어내는 묘한 공명, 바람, 공간. 멕시코의 chubasco와는 또 다른 것이 한국의 장마다.
지난 3년간은 잊고 지냈던 장마의 긴 호흡을 이제야, 그것도 아주 우연히 맞닥뜨리게 되는구나.
장마랑 보낸 시간이 더 긴데도, 간만에 부딪힌 장마는 왠지 당혹스러우며, 딱딱하기까지 하다.
나는, 이렇게 올해 장마를 보내게 된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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