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오랫동안 끌어오던 '글쓰기'를 마무리하기로 마음먹은 날이었다. 고로, 잠시 스쳐간 네이버에 '통과' '몸싸움' 직권상정' '날치기' 따위의 단어가 언뜻 눈에 보였지만 덤덤히 지나갔다. 물론 겉으로. 머릿속에서는... '샹, 올것이 왔나', '십센트 볍진색기들이 또' 등등의 생각이 들었지만 자꾸 저놈들의 훼이크에 넘어가서 각종 일보를 뒤지고 있노라면 나의 소박한 목표는 오늘도 안드로메다 직행이다. 5월 말경 이후 쓰나미처럼 몰려온 정치계에 대한 포기심리와 울트라시니컬상태도 한 몫 거든게 사실이고. 또 하나, 정족수를 넘는 국회'정회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대체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저질스럽고도 일견 신비한 그들의 능력을 약간은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바, 당연히 그 다음엔 '졸라 그건 아니다!'라며 들고일어날 누군가가 가처분 신청도 할 것이고, 요즘들어 업무량이 급증한 헌재에 소원도 함으로써, 마치 통과된 것 처럼 보이는 미디어법안은 어정쩡하게 있다 흐지부지 될 것이 뻔하다,고 생각한 후, '옆차기하네,' 한마디와 함께 내 워드문서로 돌아갔다. '망각의 쿨타임' 후에 '웅훼훼 훼이크였다'며 대열정비하고 나타날 경우는 내 소박한 목표를 성취한 뒤의 일이었다. 메신저에서는 이것좀 보라 저것좀 보라며 관련 링크가 쏟아졌지만 적당히 스캔하는 것으로 보낸 이들의 마음에 화답할 뿐, 솔직한 마음은 '정말 알고싶지 않다,'였던 것이다.

   대충 흘려서 네델란드와 프랑스 뉴스채널에서 '해당뉴스'를 보고 심히 쪽팔렸다는 블로그를 봤다. 그래, 늬들 참 쪽팔렸겠다... 안타깝게도 그 일은 얼마 후 나에게도 일어났다. 매일 밤 Family Guy를 방영해주는 BBC Three, 그 채널에선 만화 직전에 세계적으로 놀라운 뉴스, 하지만 대체적으로 챠암 시덥잖은 뉴스를 보여주는 30초 코너를 내보낸다. 평소에 일종의 만화 애피타이저 쯤으로 여기고 있던 그런 토막코너였다. 그 날 그 시각, 여전히 랩탑에 코박고 있던 나의 눈곁으로 너무나 익숙한 양복의 물결이 비쳤다. 아놔... 30초는 얼마나 긴 시간이란 말인가... 여태 피하고 피해왔던 '당시의 동영상'이 30초짜리 만화 애피타이저로 나왔을 땐, 눈곁으로 느끼기만 했을 지라도 너무나 익숙한 각이 나오는 바람에, 눈앞의 랩탑은 온데간데 없고 국회아수라장에 몸소 떨어진듯한 신비체험을 해버리고 말았다. 동시에 온몸에서 느껴지는 쪽팔림. 더불어 소파에 늘어져있던 나군이 벌떡 일으켜 앉으며 묻는다. '뭥미?' '......'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먼 산을... 볼 수도 없고 샹. 재빨리 신비체험에서 돌아와 여전히 랩탑에 코박고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잡념과 싸우며 겉으론 너무나 태연하게 모른척하는 내공을 발휘해야 했다. 물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다음 날 재차 물어올 땐, '구케 올림픽인가봐... (먼산)' 하고 넘어가는 게 나의 한계였다. 샹 니덜 국회가 뭔데 날 쪽팔리게 하냐.

   그 날의 기억은 여기까지다. 내 소박한 목표달성 후에 열폭하여 뒤지기 시작한 매체들에서는 나의 상상력을 그닥 벗어나지 않는, 너무나도 뻔한 이야기를 반복할 뿐이었고 나의 열폭은 금세 가라앉았다. 개중에 나의 눈을 사로잡은건 '일당오'는 기본이라는 김성회 의원, (김성회의원의 '혁혁한 공'을 기사로 낸 조선일보 얘기는 패스,) '또' 끌려나간 이정희 의원, 영균이 말로 트위터에 '우리땅이니 공화국 하나 세우자'는 뻘소리를 지껄인 노회찬 의원. 이게 현실인거다. 나의 질문은, '왜, 김성회 같은 괴력의 인사가 한나라당에 있는가?' 또는, 왜 나머지당에는 없는가가 되겠다. 작년 닭장차, 올해 대한문에 이어 국회에서도 끌려나간 이정희 의원, 정말 이의원 과로사하는거 아닌가 걱정이 태산인데 끌려나가는 것도 맡아서 한다. 이정희의원을 지켜줄 괴력의 민노당의원은 어디에 있느냔 말이다. 이 시점에 '우리땅에 공화국하나 세웁시다,'는 넌센스다. 나는 우리땅은 커녕 자기땅도 변변히 없는 주제에 꿈 고만 꾸고 이정희의원을 찾아가 잡곡밥과 고기를 사라는 의견을 노회찬의원에게 강력하게 피력하는 바이다. (분당에 관한 얘기도 패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단지 박태환 금메달 딸 때에만 쓰는 말은 아닌 것이다. 한명한명이 얼굴에 개기름 좔좔이고 궁디살 피둥피둥한 것은 한나라당을 벤치마킹이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디 이겨먹겠나.

   지난 일년간 그래왔듯 또 지지부진하게 '걸친' 일이 하나 추가됐다. 아 정말 지겹구나. 정말 눈 딱감고 3년정도 훅가길 바래본다. 요즘은 제댓날 기다리는 신병의 기분을 알랑말랑일 정도니 어쩌면 좋나.

   하요간 이걸로 나의 뒷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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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동네에 걸린 딴나라 미디어법 현수막.

    Tracked from 일상과 세상, 그리고 다상량 2009/07/31 14:24 del.

    저 밑으로 출근했다. 기분이 어떻겠는가? 똥을 머리로 밟은 기분이더라.. 어제까지의 휴가를 마치고 오늘 산뜻한 출근아침에 매우 불쾌한 현수막을 발견했다. '방송을 국민의 품안에 돌려드렸

Comments

  1. 열린알군 2009/07/31 14:32

    우리가 봐도 쪽팔릴 정도이니 원. 누가 물으면 '딴나라' 일이라 하세효.

    perm. |  mod/del. |  reply.
    • Ryubary 2009/07/31 14:50

      '딴나라당'이 각본연출주연조연 훌륭하게 해냈으니 '딴나라'일이 맞을거예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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