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이상한 권력

2008/10/22 13:43
몇일전에 강릉의 어쩌구 학교에서 학생회장이 학생을 '패죽인' 사건(강릉 모 고교서 2년생 학생회장에게 맞아 숨져)이 있었는데. 내 눈에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권력이 학교에서 나타난 것으로, 그룹의 지배자인 선생이 학생회장에게 권력을 이양한, 그래서 피지배 또는 피보호자인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떤 행위도 용인이 되는 상황에서만 가능한 사건으로 보인다. 그 지배자 또는 보호자는 피지배자(또는 피보호자)에게 관용보다는 폭력으로 대하기 마련이니까.(역사적인, 또는 현재진행형인 예는 너무도 많다.)

한편으로는 결국 그 폭력을 행한 학생에게도 측은지심이 들었는데, 그건 아무래도 학교폭력의 최대 가해자인 선생들의 권력을 이양받은 꼭두각시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어쨌든 교육(위의 맥락에서 보호)이라는 이름으로 애들 존나 패지 않는가. 사랑하기땜에 팬다는 신파는 학교에서 아직 건재하다. 학생회장이 조회불참을 이유로 같은 학생을 죽도록 팰 수 있었던 배경엔, 오늘날까지 조회불참을 이유로, 또는 다른 같잖은 이유로 학생을 구타한 선생이 존재한다.

말 안하고 지나가려고 했지만, 죽은 아이가 아깝고, 여전히 보호자로부터 삶을 위협받는 아이들이 안쓰럽고, 자기도 모르게 괴물이 되어버린 가해자 학생도 불쌍하고, 여전히 신파따위나 읖조리는 선생들이 저주스러워서... 엉뚱하게 학교에 비석같은거 세우지 말고 옷 벗으시라,고 교장과 학생부장선생에게 고한다.

나 참 한심스러워서.


교내에서 벌어지는 한심한 작태는 또 있다. 프레시안에 '달라진' 학생회에 관한 기사(수상한 학생회…"저 교수는 내가 손 봐 줄게")가 실렸더라. 뭐가 달라졌다는거냐. 아, 달라진게 있다면 학생들 푼돈 꺼내 쓰던 학생회가 이젠 통크게 학교 재단과 딜을 해서 큰돈 먹는 것으로 진화한 것인가.

학내 '민주화의 상징'이라고... 기자가 학교다닐 때는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 '민주화의 상징'을 이어간다고 자칭한 애들은, 21세기로 막 넘어간 순간에도, 학생이 입학을 하는 순간 학생회의 일원이 되는거입네 하며 학생증과 각종 행정을 볼모로 학생회비를 걷었다. 말빨이 조금 안먹히는 곳은 신입생만을 대상으로 4년치를 뽑아내 눈먼돈을 긁어모았으며, 그 돈은 고스란히, '민주화의 상징'을 보전하는데 쓰였다. 부학생회장일때, 내가 그 꿘들의 깊은 뜻을 모르고 '외부로 특정 목적에 쓰이는건데 학생들한테 동의를 구하고 써야지.'라고 들이대자, 잠깐 머뭇하는 듯 했지만 그들은 참으로 굳건했다. 굉장히 오만한 자기최면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변함은 없다.

졸업할때쯤 되서 어느 학교 학생회가 학교랑 일심동체니, 꿘이 최초로 정-부자리를 놓쳤니 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등투같은게 아쉽긴 해도 변화가 있으려니 했다. 그러나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권력의 힘은 대단해서, 오늘날 일명 '어용학생회'의 이름으로, 동사보다는 명사의 모습으로, 상징적인 권력으로 자리매김한 모양이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시대의 학생들 답게, 과거의 망령을 보전하는 대신, 자기들의 미래에 한치라도 도움이 되(보이)는 곳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학교는 작은 사회라더니. 더러운 사회만큼 학교도 더럽다. 여기서 무슨 얘기를 더 하자는건 아니고. 막연하게, 모두 내몰리는 사회라서, 교내도 피해갈 수는 없는건가 보다고 푸념. 시대가 변하는만큼 변하지 않는 낡은권력의 남용은 물론이고, 먹잇감이 쥐씨알만큼이라도 있으면 달려들 수 밖에 없는게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의 각박한 현실인가 하고, 화를 내야할지 고개 끄덕이며 공감해줘야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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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수상한 학생회, "저 교수는 내가 손 봐줄게"(프레시안 2008. 10. 22) 에 대해서

    Tracked from Fly, Hendrix, Fly 2008/10/22 16:23 del.

    더보기 수상한 학생회…"저 교수는 내가 손 봐 줄게" 재단·조폭과 뒷거래…"해외 연수, 장학금이 미끼" 2008-10-22 오전 11:16:46 대한민국 학생회가 달라졌다. '학내 민주화의 상징'은 옛말이다. 많?

Comments

  1. Hendrix 2008/10/22 16:23

    트랙백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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