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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 전2권 세트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들녘(코기토) |
순전히 제목에 이끌려 사고야 만 '꿈꾸는 책들의 도시'. 1권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일종의 무중력을 경험했다. 책을 가로지르는 눈, 흘러가는 시간, 도무지 상황을 알 길 없는 머릿속. 중학교 2학년때였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1권'을 잡고 있던 기분이 이랬다. 대학교 2학년때,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백년의 고독'을 처음 읽어내려가던 기분이 또 이랬다.
'아, 대체 뭔 소리여...'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1,2,3권을 기억한다. 지금은 양장본 다섯 권으로 나오지만 그 당시엔 3권짜리 세트였다. 그전 해 1권을 붙잡고 있다가 도무지 어디쯤에 서있는지 모를 기분에 책을 놓았었다. 그리고 그 어려운 고통이 잊혀질 때쯤 다시 숨 깊이 들이마쉬고 재시작. 지금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철저한 조사, 구성력, 스토리 전개 등에 매료되어 팬이 되었다.
'백년의 고독'은 또 어떤가. 우선 책머리에 등장하는 부엔디아의 가족력. 상권의 절반은 책 한페이지 보고, 그게 누군지 가족력에서 찾아보고, 하느라 시간을 다 보낸 것 같다. '백년의 고독'을 읽는데 백년걸릴 것 같다는 느낌과 함께... 실재하지도 않는 마을에 살고있는 Buendia 대가족. 나한테는 그저 Nochemala정도로 느껴졌을 뿐이다. 도저히 몬알아먹겠다는 표정과 동시에 묵묵히 읽어내려가다, 마지막에 최면에서 깬 것 처럼 모든 내용이 머리를 휘감아 나가는 것을 느끼고는, 광활한 감동과 함께 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팬이 되었다. 다만, 이듬해 멕시코행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Luis가 그 책을 잡고 낄낄거리는 것을 보곤, 그게 웃긴 책이였나 하고 잠깐 나를 의심했을 뿐이다.
돌아와서...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읽으면서 위의 두 경우가 번갈아가며 생각났다. 신선하고 재밌는 책을 원했지만 원 이정도까지야...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지하세계, 미로, 이런 것들이 나타난다. 물론 약간의 유럽풍 거리묘사는 즐거웠던게 사실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 눈은 그저 책을 가로질렀을 뿐이다. 그저 흘러갔을 뿐이다. 좀 색다른 구성의 이 책은 흘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2권에서도 후반부에 들어서야 총체적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도, '백년의 고독'과 같은 마지막 원타 후려치기.
앞에 언급한 세 책의 가장 큰 공통점이 바로 이런 것 아닌가 싶다. 조각조각을 -내심 포기상태로, 나의 경우엔- 모아가던 빌미들이 마지막에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드러난달까. 확- 다가오는 그 느낌.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제격이라고 하겠다.
대중없(어보이)는 묘사를 가로질러 부흐하임으로의 (정확히는 부흐하임의 지하세계) 여행을 마친 나는, 그런고로 갑자기 서술적인 글 읽기가 두어배는 쉬워진 느낌이다. 정말로 특이한 여행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권할만한 책.
*종잡을 수 없는 류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와 비교할 만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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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1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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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 1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민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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